캐나다 식재료 활용한 쌈밥 등 한식 선봬
“맛도 좋은데, 보기에도 너무 멋진 요리”
캐나다 대표 무역사절단 250여명 참여
AI 등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 협력 논의
‘캐나다 컬리너리 쇼케이스’에 앞서 캐나다의 맛에 관해 이야기 중인 메리 응 캐나다 국제무역부 장관(왼쪽)과 강주은 주한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 [사진 주한 캐나다대사관] “식탁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하고 식사를 나누는 건 중요합니다. 오늘 쇼케이스는 한국과 캐나다의 맛을 한 자리에서 만날 기회예요. 저도 캐나다 식재료로 만든 한국의 맛이 무척 기대됩니다.” 지난 23일 오후, 한남동의 쿠킹 스튜디오에서 열린 ‘캐나다 컬리너리 쇼케이스’ 행사에 참여한 메리 응(Mary Ng) 캐나다 국제무역부 장관은 바쁜 방한 일정에도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지난 21일 캐나다의 전문성을 대표하는 ‘팀 캐나다 무역사절단(Team Canada Trade Mission)’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대표단은 정보통신기술, 생명과학, 농업 및 가공식품, 수산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170개 이상의 기업·기관에 속한 250여명으로 구성돼, 역대급 규모로 관심을 모았다. 캐나다는 2022년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이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컬리너리 쇼케이스에서 홍신애 요리연구가(오른쪽)는 캐나다의 식재료를 활용해 더덕잣소스와 관자구이, 소고기 랍스터 불고기와 장똑똑이를 얹은 근대 쌈밥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 역시 인-태 전략의 일환으로 캐나다의 식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 농식품 생산국 중 하나로, 생산한 식품의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다. 소고기·랍스터·블루베리·메이플시럽 등 육류부터 곡물, 과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날 컬리너리 행사에선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캐나다 식재료를 활용해, ‘더덕잣소스와 관자구이, 볶음 두부면’ ‘소고기 랍스터 불고기와 장똑똑이를 얹은 근대 쌈밥’ ‘메이플 수정과 티라미수’ 등의 한식을 선보였다. 메리 응 장관은 직접 관자를 굽고, 근대 안에 밥과 장똑똑이를 넣어 쌈밥을 만들며 “맛도 좋은데, 보기에도 너무 멋진 요리”라고 평가했다. 본격적인 컬리너리 행사를 앞두고, 그를 인터뷰했다. 이 자리엔 강주은 주한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이 함께했다. 토론토 출신 캐나다 2세인 그는 20년 넘게 주한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회원이자 이사회 이사로 활동해왔고, 최근 회장에 취임했다.
Q : 컬리너리 행사를 기획한 이유.
메리 응 “이번 방한을 통해 AI·전기·자동차·광물 등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다. 그중에서 음식 분야에서도 기회를 마련해보고 싶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의 농식품 생산국 중 하나로, 생산한 식품의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다. 실제로, 컬리너리쇼는 우리에게도 굉장히 특별한 기회다. 캐나다 농업과 식품 분야를 선보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우수한 식재료를 활용해 한국 요리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Q : 캐나다의 먹거리 중에서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것은.
메리 응 “너무 많다(웃음). 우선 소고기다. 한국에선 불고기를 즐겨 먹는데 광활한 초원에서 곡물 사료를 먹고 자라 품질이 뛰어난 캐나다 소고기를 꼭 소개하고 싶다. 농작물도 빼놓을 수 없다. 캐나다는 겨울이 추워, 해충과 질병의 위험이 적다. 따라서 농부들은 재배 시즌에 살충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캐나다는 2015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무역량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냉동 블루베리는 2021년 관세가 없어진 후, 2020년 약 80만 캐나다 달러(한화 약 6억9190만원)에서 2023년 710만 캐나다 달러(한화 약 70억원)로 수출액이 9배 증가했다. 참! 랍스터 등의 해산물도 빼놓을 수 없다.”
강주은 “자연적인 단맛을 제공하는 메이플 시럽도 강추한다. 단풍나무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수액을 모아 만든 것으로, 무쳐 먹는 한식 요리에 단맛이 필요할 때 고추장이나 간장과 섞어 사용하면 좋다. 최근 한국에선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귀리나 카무트처럼 밥을 지을 때 넣는 곡물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캐나다가 육류 대체 식품 생산에 사용되는 식물성 단백질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이다.”
메리 응 “캐나다에는 농부와 연구원이 함께 협업하는 ‘단백질 식품 클러스터’가 구축되어 있다. 이 분야 세계 최고의 리더들이라 자부한다. 클러스터에선 환경을 위하고 소비자에게 좋은 대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육류를 대체하기 위해 연구하고 상품을 개발한다.”
메리 응 장관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여성’이다. 그는 무역 분야에서 여성 리더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2020년에는 캐나다 아시아 태평양 재단이 주최한 무역 사절단에 뛰어난 여성 기업가들과 동행했고, 지난해에는 기술 중심 분야에 초점을 맞춘 여성 무역 사절단을 영국에 파견했다.
Q : 여성 리더십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소개해달라.
“성공한 여성 기업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 외의 정책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아동 돌봄 같은 것이다. 엄마에게만 해당하던 육아 휴직을 부모로 확대하는 등 여러 시스템을 만들어 여성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캐나다 여성의 경제참여율은 82%에 달한다. 여성이 무역에 참여하면 당사자를 넘어 가족, 지역사회, 산업, 나아가 경제 전체가 혜택을 받는다. 이것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일이다.”
Q :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
메리 응 “여성이 경제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금융, 네트워크, 멘토 등 기업이 직면하는 문제 해결을 도왔다. 예를 들어 ‘여성 기업가 정신 전략’은 70억 캐나다 달러(한화 약 7조원)를 투자해 여성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수천명의 여성이 새롭게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이미 사업을 하던 또 다른 수천 명의 여성은 규모를 더 확장했다. 그리고 이 중 많은 여성이 국제 통상 무역에도 종사하고 있다.”
Q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메리 응 “캐나다와 한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지 60년이 됐다. 수백명으로 구성된 사절단의 이번 방한이 새로운 60년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강주은 “주한 캐나다 상공회의소에서도 그동안 캐나다 식품을 한국인과 공유할 기회를 모색해왔다. 이번 방한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캐나다 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국 기업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캐나다의 무한한 기회를 잘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