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남자 연극 대사 / 국물있사옵니다 / 상범
- 작성일자
- 2019.07.05
사장은 저한테 스파이 역을 맡겼어요.
출세를 위해선 다신 없는 기회죠.
저는 여태껏 늘 손해만 봤으니까요.
학교에서, 사회에서 하라는 대로 했지만 늘 손해였어요.
돈이 없어 밤 열시면 불을 끄는 기숙사에서 생활 하면서
변소에 가서 시험공부를 했구,
같은 방 친구를 위해 한 시간 동안 컨닝 재료를 만들고서
밤 아홉시면 자곤 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 성적은 저보다 항상 위였죠.
졸업 후 인천에 있는 제철공장 총무과에 취직이 됐다가
불과 2년 만에 파면당한 것도
다 윗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라니까요.
제철 공장 두 개가 합병한다나요?
어느 날 전 사원이 모여 두 공장의 병합을 반대하는 데모를 하기로 했어요.
사장도 나와서 일장 연설을 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