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영화대사 / 싱글즈 / 여자독백 / 나난(장진영)
작성일자
2018.12.18
그동안 난 내가 패션 쪽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보니깐 무작정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만 덤볐던 거 같애. 혼자 끙끙 애만 쓰고, 왜 날 알아주지 않는거지? 잘되면 내 덕이고, 잘못되면 다 남 탓이고... 내 모습이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까, 그것만 생각하고 살았던거 같애. 근데 여기서 일해보니깐, 어느 날 보니까 내가 일을 즐기고 있는 거 있지. 물론 재능이 있는건가? 헷갈리기도 해. 근데 해보고 싶어. 끝장 보고 싶어. 나란 인간이 도대체가 똥인지 된장인지 알긴 알아야 할 거 아냐. 안 그래? 아, 사실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할거야. 나, 보기보다 성질 더럽거든? 천만원 벌어다줘도 앙앙대면서 바가지 막 긁을지 몰라. 맨날 술 퍼먹고 짜증부릴지도 몰라. 지금은 내가 무슨짓을 해도 이쁘대지만, 그럼 엄청 짜증날거야. (눈물 글썽거리며) 나 그러기 싫어. 후회하기 싫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 괴롭히기 싫어... 나 사실, 무지하게 쪽팔렸다. 남자 하나 나타나니까 다 이뤄지는 것두 쪽팔리구, 자기한테 기댈 생각만 하는 내가 쪽팔렸어. 난, 난 수헌씨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인가, 그 생각은 왜 한번도 안 해봤나, 그것두 쪽팔려. 지금은 아니야. 난 아직 혼자서도 못 서있는거 같아. 그래서 나 결혼할 수 없어.